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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대상포진, `뒤끝 `있는 병

그리스도의 군사 2014. 3. 17. 22:42

대상포진, '뒤끝' 있는 병

 

30대 중반의 김 모 씨는 최근 연일 이어지는 강추위와 술자리로 인해 평소보다 심한 피로감을 느꼈다. 그러던 어느 날 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입술 주위에 물집이 잡히고 발진이 생겼다. 피로 탓이려니 하고 넘어갔지만 증세는 오히려 심해졌다. 다리 통증까지 겹쳐 결국 병원을 찾았다. 진단명은 대상포진. 초기 치료를 잘해야 했는데 대수롭지 않게 여긴 것이 병을 키워 대상포진 후 신경통까지 동반된 것이다.


50대 중반의 회사원 박 모 씨는 계속되는 야근으로 피로가 축적됐던 지난해 가을, 등에서 통증이 느껴졌다. 며칠이 지나 화장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등에 붉은 발진 서너 개가 띠 모양으로 배열된 것을 목격했다. 그는 바로 병원을 찾았고 의사는 특별한 검사 없이 증상만 보고 대상포진 진단을 내렸다. 의사가 처방한 항바이러스 약을 복용한 박 씨는 후유증 없이 대상포진을 극복했다.
 
어릴 적 수두 바이러스가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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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포진은 어릴 때 주로 걸리수두 바이러스(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병이다. 다시 말해 2∼10세 때 몸 안에 들어온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몸속에 숨어 있다가 재발하는 질환이다. 

 

 전 세계적으로 수두 경험자 5명 중 1명꼴로 대상포진에 걸리는 것으로 추산된다. 수두는 한번 걸리면 다시는 감염되지 않지만 대상포진은 재발할 수 있고 수두는 가려움증, 대상포진은 심한 통증을 유발한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일반적으로 대상포진과 수두의 유행은 반비례 관계다. 수두의 주 발생 연령대인 어린이와 접촉 기회가 많은 유치원과 보육 종사자의 대상포진 발생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바이러스 감염자(어린이)와 늘 접촉해 이들의 면역력이 높아진 덕분이다.
 
수두에 걸리면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이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의 활동을 억제한다. 수두에 재(再)감염되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수두가 치료됐다고 해서 몸속에서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수두 바이러스는 우선 척수 신경으로 이동해 잠복한다. 몸이 건강할 때는 면역의 힘에 의해 바이러스는 ‘얌전하게’ 지낸다. 스트레스ㆍ수면 부족ㆍ과로ㆍ노화 등으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지면 바이러스가 활성화해 대상포진이 발병한다.
 
대상포진은 컨디션 조절이 힘든 환절기에 잦다. 기온이 낮아 다른 계절보다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겨울에 걸릴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게다가 증상이 감기ㆍ몸살ㆍ독감과 비슷해 겨울 환자들은 병을 키우기 쉽다. 실제로 초기 증상은 감기나 독감과 유사하다. 온몸이 쑤시고 열이 나기 때문에 감기몸살로 오인하고 감기약을 먹는 사람들이 많다. 대상포진은 감기ㆍ독감과는 달리 통증이 몸의 한쪽에만 나타난다. 바이러별오른쪽이나 왼쪽에 연결된 특정 신경 줄기를 따라 퍼지기 때문이다. 
 
대상포진, 면역력,


고령화·스트레스로 환자 수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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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론 일생에 한 번 대상포진걸리지만 재발하는 사람도 있다. 전신 홍반 루푸스ㆍ에이즈ㆍ골수 질환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은 여러 차례 걸릴 수도 있다. 스트레스나 수면 부족으로 신체의 면역력이 떨어지면 대상포진이 다시 생길 수 있는데 대한피부과학회의 조사(2012년, 약 2만 명 대상)에선 전체 환자의 약 4%가 재발 환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상포진은 피부과 입원 환자의 20% 이상을 차지할 만큼 흔한 병으로 최근 빠르게 국내 환자 수가 늘고 있다. 2008년 41만여 명에서 2012년엔 57만여 명으로 증가했다(건강보험 심사평가원). 인구의 고령화가 주원인일 것으로 여겨진다. 노화도 대상포진의 증가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저출산ㆍ핵가족화로 수두에 걸린 손자ㆍ손녀들과 만날 기회가 줄고 우리 사회의 스트레스 강도가 심해져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일 수 있다.
 
최근엔 20∼30대 젊은 연령층 환자증가하는 추세다. 20대는 어린 시절에 걸린 수두나 수두 백신 접종에 따른 면역 효과가 점차 약해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취업ㆍ결혼 등 일상의 스트레스가 커지는 것도 발병에 기여한다. 아토피성 피부염 등 피부질환이 있는 사람은 대상포진에 걸리기 쉬울 뿐 아니라 증상도 더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병ㆍ백혈병ㆍ스테로이드 복용ㆍ수술ㆍ방사선 치료ㆍ투석(透析) 등으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져 있어도 대상포진에 쉽게 걸린다.

난청·안면 마비 등 합병증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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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포진도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처음에 통증이 느껴지다가 4∼5일 후 발진(피부에 붉게 돋아나는 좁쌀 같은 종기)이 생긴다. 발진이 띠 모양으로 한쪽으로만 생기면 대상포진을 의심해야 한다. 이런 증상이 보이면 바로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대상포진은 ‘뒤끝’이 있는 질병이기 때문이다. 발진이나 물집이 가라앉은 뒤 난청ㆍ안면 신경 마비ㆍ각막염ㆍ결막염ㆍ신경통이 생기는 것이 대상포진의 ‘뒤끝’이자 절대 가볍게 여겨선 안 되는 이유다.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상태가 난청이다. 발진이 뺨 아래턱이나 귀에서 목, 어깨에 걸쳐 생겼을 때 난청이 동반되기 쉽다. 처음엔 귀의 통증이나 두통을 호소하다가 점차 난청이나 머리가 빙빙 도는 듯한 현기증을 경험한다.
 
안면(얼굴) 신경 장애는 발진이 뺨ㆍ턱ㆍ목ㆍ귀 근처에 생겼을 때 오기 쉽다. 얼굴이 굳어져 눈을 뜨거나 감기도 힘들어진다. 안면 신경 장애가 생기면 난청ㆍ현기증ㆍ미각(味覺) 장애가 동반되기 쉽다. 발진이 생긴 위치가 눈 주위나 이마라면 눈의 각막이나 망막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눈의 통증ㆍ눈부심ㆍ눈물 등에 이어 시력도 떨어진다. 염증이 시(視)신경에 영향을 미치면 실명할 수도 있다. 발진이 배 주변에 생기면 한쪽 복근이 마비돼 복부 팽만감이나 변비를 유발할 수 있다. 생식기 주변에 발진이 생기면 방광과 요도의 기능이 떨어져 배뇨(排尿)가 힘들어진다.
 
대상포진에 걸리면 뇌졸중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달 미국 신경학회 학술지 ‘Neurology’ 온라인 판엔 10만여 명의 대상포진 환자와 같은 연령대의 일반 환자 21만여 명을 비교한 결과 40세 미만의 대상포진 환자는 일반 환자보다 뇌졸중 발생 위험이 74%나 큰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 신경통으로 이어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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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포진의 후유증 중 가장 흔하고 골치 아픈 것은 신경통(통증)이다.
통증은 사전 통증ㆍ급성 통증ㆍ만성 통증 등 세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사전 통증은 물집이 생기기 1주일 전부터 나타나며 통증의 세기가 비교적 가볍다. 급성 통증은 대상포진이 진행되는 동안, 즉 물집이 잡힌 상태에서 경험한다. 급성 통증의 세기는 증상의 강도에 따라 달라진다.
 
사전 통증과 급성 통증은 물집 주변이 찌릿찌릿하거나 거북한 정도다. 심한 사람은 “아픈 부위에 강한 전류가 흐르는 것 같아 참기 힘들다”고 호소한다. 통증의 절정은 물집이 잡힌 지 10일 전후이며 물집이 가라앉기 시작해 3∼4주가 지나면 통증도 사라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발진이나 물집이 가라앉은 뒤에 나타나는 만성 통증이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짧게는 수일에서 길게는 1년 이상 지속된다. 이 때문에 우울증이나 자괴감 등 정신적인 합병증을 겪는 사람도 상당수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염증과 물집으로 인해 통증 전달체계(신경)가 손상된 탓으로 알려졌다.
 
통증의 강도나 느낌은 개인마다 다르다. 간지러운 것처럼 강도가 심하지 않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찌릿하거나 피부가 찢어질 것 같고 개미가 기어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심하게는 옷깃만 스쳐도 통증이 느껴진다고 호소한다.
 
60세 이상 노인과 대상포진의 초기 증상이 심했던 사람들에게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더 흔하게 나타난다. 최근 국내 조사에선 통증이 심하고 찌르는 듯한 느낌이 초기부터 있었던 70세 이상 환자는 물집이 가라앉은 지 3개월 후에도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남을 가능성이 37%나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만약 환자 나이가 50세 미만이라면 ‘대상포진 후 신경통’까지 갈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대상포진에 걸린 뒤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확실하게 치료를 받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대상포진으로 인한 급성 통증을 완화하는 데는 의사가 처방한 진통제 외에 목욕이나 난방 장치 등을 이용해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39∼40도의 물에 10분가량 몸을 담그면 대상포진의 후유증 예방에도 유익하다. 그러나 물집이 터진 상태에서 목욕하면 환부에 세균이 감염돼 증상을 악화시킨다. 목욕할 때 물집이 터지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당부하는 것은 그래서다. 건성 피부인 사람은 실내 온도가 따뜻해지면 가려움증이 나타나기 쉽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한다. 몸을 차게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대상포진은 외상이 아니라 신경 질환이므로 차게 하면 오히려 바이러스의 활성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한다.  

발병 72시간 안에 치료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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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대상포진을 완벽하게 예방하는 약이나 방법은 없다. 대상포진 백신이 개발돼 있지만 감염 억제율이 50%가량에 그친다. 60세 이상이라면 대상포진 백신 접종을 권할 만하다. 일단 발병하면 초기에 항바이러스제와 함께 진통제ㆍ스테로이드제로 치료하는 것이 전부다.
 
치료 후 1주일 정도면 부풀어 올랐던 물집이 가라앉으면서 딱지가 생기고 통증도 완화된다. 치료가 늦어지면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발병 후 늦어도 72시간 안에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대상포진은 방치해도 대개 3∼4주 지나면 자연 치유되지만 항바이러스 약을 투여하면 치유기간이 단축되고 ‘대상포진 후 신경통’ 발생 위험도 낮아지기 때문이다. 
 
항바이러스 약은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약이므로 발병 초기에 사용해야 약효가 극대화된다. 항바이러스 약을 투여했다고 증상이 금방 좋아지거나 1∼2일 이내에 물집이 가라앉는 것은 아니다. 약효가 별로 없다고 스스로 판단해 항바이러스 약의 복용을 중단하는 사람도 허다하嗤이는 너무 성급하고 손해 보는 결정이다.
 
대상포진이 유행할 때 특히 조심해야 하는 고위험 집단은 65세 이상 노인과 어린이다. 대상포진은 사람(환자) 대 사람(일반인) 간 전파가 빈번한 감염병은 아니다. 수두에 비해 전파력이 훨씬 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수두 백신을 접종적이 없고 수두에 걸린 적이 없는 어린이는 대상포진 환자와 가까이하지 않는 것이 좋다. 무수한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존재하는 대상포진 환자의 물집 부위에 접촉하면 수두에 걸릴 수 있어서다. 임신부가 대상포진이 걸려도 태아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다만 임신 초기에 산모가 수두에 걸리면 태아 지능 장애 등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수두 백신 주사를 맞지 않은 여성은 임신 전에 예방 접종을 하는 것이 현명하다.
 
-박태균 중앙일보 식품의약전문기자- / 한국교직원신문 2월 17일자

 

 

출처 : 현석 김형용
글쓴이 : 현석 김형용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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