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쥬라기 공원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인기를 끌었던 영화 중 스필버그 감독의 ‘쥬라기 공원'은 현재 지구상에서 사라진 공룡을 유전공학 기법으로 재생해 컴퓨터로 영상화한 것이다. 영화는 공룡의 혈액이 공룡을 물었던 모기의 생체내로 소량 들어가고 연구원들이 화석 속에서 부패되지 않고 보존된 모기의 혈액을 빼내서 개구리 알에 넣어 공룡으로 부화시킨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영화를 보며 사람들은 기계, 자동차, 컴퓨터 로봇과 같은 무생물체 뿐 아니라 식물과 동물과 같은 생명체도 다른 것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였다. 실제로 생물학이나, 농학, 의학에서 유전공학 기법을 이용한 연구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 유전공학의 역사를 살펴보자.
유전공학과 관련된 역사적인 사건
창세기 30장에는 야곱이 외삼촌 라반의 양과 염소를 치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 동안 일한 품삯으로 양 중에서 아롱진 것이나 점 있는 것, 검은 것을, 염소 중에서는 점 있는 것이나 아롱진 것을 야곱이 갖기로 하반과 약속하였다.
야곱은 양 중에서 실한 양이 새끼를 밸 때에 버드나무와 살구나무와 신풍나무의 가지를 취하여 그 껍질을 벗기고 양떼가 와서 먹는 개울에다 두어 얼룩얼룩하거나 점이 있고 아롱진 새끼를 배게 하였다. 그래서 이것들이 야곱의 소유물이 되어 야곱은 점점 부하게 되었다. 현재 많은 유전공학을 하는 사람들은 이와 같이 할 수 있으리라 꿈꾸고 있다.
19세기에 오스트리아의 멘델이 완두콩을 이용한 유전법칙을 발견하여 그 당시 자연과학자 학회에서 발표하였으나, 방정식과 공식 같은 그의 유전법칙에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 당시 생물학자들은 다윈의 진화론에 몰두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유전법칙은 무시되었고, 멘델은 ‘언젠가는 나를 알아 줄 때가 올 것이다'라는 말을 남기고 죽었다. 그 뒤 현미경이 개발되어 세포가 관찰되고 그 속에 들어 있는 핵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었다. 동물과 식물 세포의 핵에서 염색체가 관찰되었고, 19세기 말에 세 명의 과학자들이 서로 독립적으로 유전법칙을 연구하여 발표하였다.
그 내용은 이미 수십 년 전에 발표된 멘델의 법칙을 확인하는 수준이었다. 사람에서의 염색체의 숫자는 46개가 되며, 사람의 정자와 난자에는 절반인 23개의염색체가 있다는 것이 발견되었다. 이 염색체에 많은 유전자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유전자의 구조
 DNA 의 구조 |
공룡의 혈액으로부터 어떻게 공룡이 부화될 수 있을까? 혈액내에는 세포가 존재하는데, 세포는 세포핵과 세포질로 구분할 수 있다. 세포핵에는 핵산으로 구성된 유전자가 존재하여 세포의 여러 기능을 나타내게 하고 세포의 형질을 유전시키는데 관여한다. 유전자를 이루는 핵산은 당, 염기, 인산으로 구성된다. 핵산의 구성에는 당과 인산의 결합에 의하여 긴축이 형성되고 이 축의 방향에 수직으로 염기가 결합되어 있다.
그리고 당의 종류에 따라 핵산을 DNA 와 RNA로 나눌 수 있다. DNA의 염기는 A(adenine), T(thymine), G(guanine), C(cytosine) 4종류가 있으며, 세포핵에 존재하는 DNA의 염기 순서에 따라 상보적인 RNA 즉 전령 RNA(messenger RNA)가 형성되어 핵 밖으로 즉 세포실 속으로 이동한다. 이 전령 RNA의 염기 서열에 의하여 단백질이 합성되는데, 3개의 염기 서열에 의하여 한 개의 아미노산이 결정된다. 아미노산은 20종류가 있는데, DNA의 염기 서열에 의하여 아미노산들이 전령 RNA 위에 선택되어 연결된 것이 단백질이다. 이 단백질은 효소로서 작용하거나 세포의 구조물을 이룬다. 효소는 세포내의 여러 가지 대사 작용을 매개하고 세포의 여러 가지 성분을 합성하는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이 유전자는 막연하거나 신비하지 않고 실제적인 물질로서 정밀한 기계와 같이 여러 가지 기능을 나타낸다.
세포핵이 DNA의 구조를 다시 살펴보면, 당과 인산기가 결합된 축, 즉 가닥(strand) 2개가 결합되어 있는데, 2가닥 사이에는 염기들이 결합하고 있다. 염기들은 A와 T, G와 C가 결합쌍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DNA의 전체적인 모양은 그림에서와 같이 나선형 비상계단과 유사한 것이라 하여 이중나선 구조(double helix)라 명명하였다. DNA에 의하여 전령 RNA를 거쳐 단백질이 합성될 뿐 아니라, 복제에 의하여 DNA 숫자가 증가된다. DNA 복제는 DNA 2가닥이 서로 분리된 후 각 가닥에 구조적으로 상보적인 가닥이 형성됨으로써 한 개의 DNA에서 2개의 복사체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생물체 중에서 가장 작은 바이러스가 살아가는 데는 몇 개의 유전자만 있어도 가능 하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약 20만개가 필요하다. 이러한 유전자에 의하여 사람은 육체를 이루고 살아갈 뿐 아니라, 정신적인 활동도 하는 것이다.
자연 상태의 유전 변위(돌연변이)
식물과 동물을 보면 가끔 색다른 형질을 갖는 변형체를 볼 수 있는데, 이러한 형상을 돌연변이라 한다. 이는 유전자 DNA를 구성하는 염기가 다른 염기로 변화되어 일어나는 것이다. 염기가 정상과 다르면 전령 RNA도 정상과 다를 것이며, 단백질 또한 정상이 아닌 변형된 단백질이 생겨나 세포의 유전 형질이 바뀌어 진다.
유전공학을 이용한 물질의 대량 합성
이러한 돌연변이의 원리와 같이 DNA 구조를 인위적으로 세포 밖에서 변형시킬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되었다. 세포에서 DNA를 추출하여 시험관에서 마치 영화필름을 편집하듯이 DNA를 잘랐다 붙였다 할 수 있는데, 이러한 것을 재조합(recombination)이라 일컫는다. 이때 사용하는 도구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자르는 기능을 가진 제한 효소인데 마치 칼이나 가위와 같은 기능을 나타낸다. 이 제한효소는 DNA의 어떤 특정한 부위 즉 특정한 염기 서열에서만 기능을 나타내며, 현재 수십 종류를 실제 사용하고 있다. 만약 대장균과 사람의 DNA를 동일한 제한 효소로 자르고 섞어주면 절단된 부위는 동일한 염기 서열을 이루어 즉 상보적인 구조를 나타내 결합하게 된다.
실제적인 예를 들어 보자. 당뇨병의 치료제로 인슐린을 사용하고 있는데, 돼지에서 추출한 인슐린은 비싸고 오래 사용하면 효능이 떨어진다. 그래서 유전공학 기법으로 인슐린을 만드는 유전자를 이용하여 인슐린을 대량으로 만들 수 있다. 이때 대장균을 이용한다면 인슐린을 만드는 유전자를 세균내의 DNA와 재조합하여 다시 세균에 집어넣는다. 세균은 배양기에서 빠른 속도로 성장과 동시에 분열을 계속하는데, 이상적인 조건하에서 20분마다 2배의 숫자로 증가한다. 세균이 성장하고 분열함과 동시에 그 속에 들어 있는 인슐린을 만드는 유전자도 증가하게 된다. 하나의 세균이 몇 시간 내에 10억 마리의 세균으로 증가하면, 인슐린을 만드는 유전자도 10억배로 증가할 것이다.
이렇게 증가된 인슐린 유전자에 의하여 인슐린이라는 단백질이 다량 만들어지게 되며, 이것을 정제하여 환자에 사용하고 있다. 현재 이러한 유전공학 기법으로 만들어져 사용되는 사람 단백질은 인슐린 외에도 인터페론, 인간 성장 호르몬 등이 있다. 많은 사람이 바이러스 간염 백신을 접종하는데, 간염 백신의 주성분은 HB S 항원이다. 전에는 HB S 항원을 건강한 만성 바이러스 보유자의 형액으로부터 분리 정제하였는데 요사이는 HB S 항원을 만드는 유전자를 세균에 넣어 HB S 항원을 만들도록 하여 다량을 값싸게 제조하고 있다.
유전자 치료법과 유전자 변화를 일으킨 생쥐(Transgenic mouse)
인간 세포에 들어 있는 많은 유전자들 중에서 어떤 유전자가 결함이 있거나 결핍되면 그 개체는 생존할 수 없거나 정상적으로 살아가는데 육체적 또는 정신적으로 이상을 나타내는 유전병이 발생한다. 현재 의학적으로 유전병으로 분류되는 질환은 4000가지 이상이 되는데, 대부분 완전한 치료법이 없다. 이것은 마치 세포내에 들어 있는 암 유전자에 의하여 발생되는 암에 대하여 현재까지 완전한 치료법이 없는 것과 같다. 유전병과 관계있는 유전자를 규명하는 연구가 많은 의학자들에 의하여 시도되어 일부 질환에서는 원인이 되는 유전자의 베일이 벗겨지고 있다. 이렇게 결함이 있거나 결핍된 유전자를 그 사람에 넣어 유전자 산물이 정상적으로 생산되도록 하는 것이 유전자 치료법이다.
이상적인 치료 방법은유전자를 사람에 직접 넣어 주어야 하겠지만. 현재는 세포를 꺼내어 유전자를 삽입하고 다시 그 세포를 사람에게 넣어 주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의학 분야에서 흥미 있는 연구 중 하나는 유전자 변화를 일으킨 생쥐를 만드는 것이다. 이것은 어떤 유전자를 수정된 생쥐의 알에 삽입하여 모태 자궁에 다시 착상시켜 생쥐가 태어나도록 한 다음, 유전자를 삽입하지 않은 생쥐와 비교함으로써 유전자의 기능을 관찰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조작은 식물에서도 가능한데, 꽃의 색깔도 바꿀 수 있다. 그러나 유전공학은 어디까지나 하나님이 만드신 천지의 규례 (시편 119:91)를 응용하는 기술이지 학자들이 새로이 만든 법칙이 아니다.
생물체의 품종 개량
동물이나 식물을 대상으로 우수 품종을 만들기 위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져 식량 해결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이 분야 있어서의 기술 수준은 아직 의학 분야에서와 같은 수준에는 오르지 못하고 있으나 인류가 당면한 식량 위기를 해결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안겨 주고 있다. 현재 우수 품종의 농작물을 개발하는 방법으로는 기존에 존재하는 품종 중 가장 우수한 것을 선택하거나 여러 우수 품종을 교잡하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여기도 함정이 있다. 예를 들면 만약 가장 맛이 좋고 큰 사과를 맺고 잘 자라는 사과나무만을 재배하게 된다면, 어느 해 이 사과나무에서 쉽게 병을 일으키는 미생물이나 해충이 번지게 되었을 때, 지구상에서 사과가 사라지게 될 것이다. 반면에 사과나무가 100종류가 있다면 이들 중에 미생물이 나 해충에 저항성이 높은 사과나무가 있어서 아무리 큰 재난이 닥쳐와도 이 세상에서 사과가 없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게 된다. 이 지구 위에 살아가고 있는 동물과 식물, 미생물은 다양한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기하급수적인 인구 증가, 자연 훼손, 대기 오염 등에 의하여 하루에도 수백 종의 동식물이 멸종되어 가고 있다. 즉 유전학적으로 표현하면 우리의 주이에서 수많은 유전자들이 영원히 없어져 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유전자 자원의 소멸을 막기 위하여 일부 선진국에서는 여러 종류의 생명체를 확보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어떤 유전자의 값어치를 현재는 모르고 있으나 언젠가는 엄청난 자원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요사이 한국에서 가장 많은 액수로 수입되는 효소를 열에 저항성이 있는 DNA 합성 효소(Taq polymerase)이다. 이 효소는 뜨거운 온천물에서 살아가는 세균으로부터 유전자를 분리하여 만든 물질인 것이다.
복제 인간
유전공학이 시작되면서부터 많은 학자들은 혹시 이것에 의하여 우연치 않게 실험실 괴물이 생겨나지 않을까 하는 염려를 하고 있다. 만약 누군가가 이러한 기술을 이용한다면, 아주 병원성이 높고 치명적인 미생물체나 동물을 만들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전쟁시에 무기로 사용할 수도 있다. ‘쥬라기 공원' 이란 영화에서 공룡의 DNA를 개구리의 알에서 핵을 제거하고 알 속에 넣어 부화시켜 공룡을 재생시킨 것처럼, 어떤 생물체의 핵을 다른 개체의 알에 넣어 주면 핵을 제공한 생물체와 같은 복제 생명체가 만들어질 수 있다.
현재 이런 방법으로 개구리와 쥐의 복제 생명체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하였는데, 같은 원리를 사람에게 적용한다면 어떤 사람과 똑같은 사람, 즉 복제 인간을 수없이 만들어 낼 수 있게 될 것이다. 어떤 사람을 모델로 하여 복제 인간을 만들 것인가? 슈퍼맨이나 천재, 절세미안, 또는 권력가나 재벌가? 그러면 나머지 사람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인간이 이룩한 문명에서 가장 괄목할 것 중의 하나는 아마 전자 컴퓨터 분야일 것이다. 몇 십 년 전에는 진공관을 사용하다가 부피를 대폭 줄인 반도체를 발명하여 현재와 같은 컴퓨터가 나오고 그 편리함을 누리고 있다.
이러한 발달이 계속되어 요한계시록 13장 15절의 “저가 권세를 받아 그 짐승의 우상에게 생기를 주어 그 짐승의 우상으로 말하게 하고 또 짐승의 우상에게 경배하지 아니하는 자는 몇이든지 다 죽이게 하더라”는 말씀이 이루어질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사람들은 유전 공학의 가능성을 보면서 자신을 생명체를 창조하는 신과 같은 존재로 생각하여 없어진 공룡 같은 생물체를 재생시키려 한다. 그러나 공룡이 살아 있던 그 시대에서는 공룡이 세상을 지배하였지만, 지금은 그 모습을 화석으로나 보고 있다.
“그 모든 영광이 풀의 꽃과 같으니 풀은 마르고 꽃은 떨어지되”(벧전 1:24) 라는 말씀과 같이 세월이 지남에 따라 생명체가 사라지는 것도 자연 현상이다. ‘쥬라기 공원' 영화에서처럼 사람들이 자연의 법칙을 어기고 재생한 공룡에게 결국은 죽임을 당하고 도망치는 지경에 이르게 되는 것과 같이 약간의 편리함과 흥미 때문에 하나님이 만드신 생명체에 어느 수준 이상의 변화를 시도한다면 핵폭탄보다도 훨씬 큰 부작용을 낳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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