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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메소포타미아의 신화

그리스도의 군사 2013. 5. 28. 08:59

메소포타미아의 신화

 

천지창조 - 바빌로니아

아누 - 하늘의 신

엔릴 - 폭풍의 신

닌릴 - 엔릴의 부인, 달과 그 형제들

엔키(에아) - 물의 신

에아

닌마 - 대지의 신,엔키의 부인, 틸문신화

틸문의 섬(오늘날 페르시아만의 바레인) 에서의 이야기

인간창조 - 엔키와 닌마의 경쟁

- 엔릴의 다른 이름(바빌로니아)

마르두크 - 인간 창조, 최고의 신

신(Sin) - 난나르, 달의 신

샤마쉬 - 태양의 신

 

 

  이집트인이 오늘날 다시 돌아온다면 자기들이 세웠던 피라미드가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을 보고서 용기를 얻을 것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이집트 인들은 대부분의 문명들이 그랬던 것보다도 훨씬 인간의 물질적인 업적에 더 많은 의의를 부여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만일 메소포타미아인이 돌아왔다고 하더라도 그들은 자기들의 작품이 멸망하여 사라진 것에 착잡한 느낌을 갖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저들은 "한낱 인간의 수명은 초로와 같고 설사 인간이 무언가를 했더라도 결국은 바람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언제나 알고 있었으며 또 깊이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메소포타미아 인에게 존재의 중심과 의미는 언제나 인간과 인간의 업적을 넘어, 감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유형적인 것을 초월하여 우주를 지배하고 있는 불가해한 무형적인 힘들에 있었다. 오로지 자연의 힘만이 메소포타미아인들에게 두려움을 주었기 때문에 메소포타미아인들은 자연의 힘을 신들의 지위에 올려놓고 그것을 우주의 안전한 시민으로 간주하고, 정치적인 권리를 갖고 정치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므로 우주적인 국가에서 총회는 신들의 모임 이었다. 총회는 우주에서 최고 권위를 가진 기관이었다.

 

이 총회의 의장은 하늘의 신 아누였고 그의 곁에는 그의 아들 폭풍의 신 엔릴이 서 있었다. 이 토의에서 특히 중요했던 것은 '운명을 결정하는 일곱 신'인 몇몇의 가장 탁월한 신들 집단의 발언이었다. 이와 같이 하여 드디어 완전한 합의에 이르면 신들은 "그렇게 합시다."하고 분명하게 말하고 그 결의를 아누와 엔릴이 공포했다. 이제 그것은 '판결이고, 신들의 총회의 약속이며, 아누와 엔릴의 명령'이었다. 집행 임무는 엔릴에게 위임되었다. 메소포타미아의 신화는 바빌로니아, 수메르 등에 의해서 공유되었기 때문에 신들의 이름이나 내용이 겹치는 경우가 있어 글들이 다소 혼란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나 엔릴, 벨, 엔키, 에아, 마르두크의 이야기와 닌마, 닌후르사가, 닌키, 닌릴의 이야기는 각각이 부분부분 겹치는 경우가 있어 명확히 구분하기 힘들다.

 

[참고한 자료]

 

나우누리 "신화를 찾아서" 동호회 자료 - 임지호(나우누리 ID : soheart)

고대 인간의 지적 모험 - H. 프랑크포르트 외 / 이성기 옮김

 

 

천지창조 - 바빌로니아

  천지창조의 이야기는 일곱 장의 비문(碑文)에 의해 우리에게 알려져 있다. 이것들은 우리가 앞으로 이용해 가려는 다른 종교상의 여러 문서들의 대부분과 마찬가지로 아수르바니파르 왕의 서고에서 나온 것이다. 이 텍스트는 기원전 7세기라고 연대가 밝혀져 있지만, 보다 옛날의 오리지널을 재록(再錄)한 것임에 틀림없다. 물은 태초의 요소이다. 신들을 비롯한 모든 존재가 비롯하는 것은 단물 [아프수]과 쓴물 [티아마트]의 용해부터이다. 신화 속에서 인격화 된 아프수는 말하자면, 물로 충만한 대양의 인격신이어서, 대지를 에워싸고 있었다.  대지는 둥근 접시꼴이며, 접시의 주변은 하늘의 궁륭을 얹은 산들로 둘러져 있고, 그리고 아프수의 물 위에 떠 있었다. 지표 위에 내뿜고 있는 샘은 모두가 그 아프수에서 온 것이었다. 호메로스가 역시 모든 것의 어버이라고 한 그리스 인 오케아노스와 이 아프수를 대비시킬 수 있을 것이다. 바다의 인격화인 티아마트는 세계를 낳은 여성적 원소이다. 전설 중에서 그녀는 태초에 혼돈의 무상함으로써 표현되어 이윽고 그것에 대해 지능이 뛰어나고 조직화 된 힘을 갖는 신들이 전쟁을 걸어온다. 라무 및 라하무는 최초에 생겨난 것인데, 상당히 악독한 신으로 묘사된다. 그들은 무서운 뱀의 부부였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남자의 근원인 안샤르 및 여자의 근원인 키샤르를 낳고, 전자는 하늘의 세계를, 후자는 땅의 세계를 상징했다. 그리스의 경우 우라노스와 가이아의 결합에서 신들이 생겨난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그리스 신화에서 가이아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대하여 키샤르는 전설의 속편에서는 더 이상 나타나지 않는다. <천지창조의 시> 속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이 마르두크에 의해 담당되고 있는 점에 주의해야 할 것이다. 티아마트를 이겨 우주를 조직한 것이 바로 그이다. 이것은 그 시가 바빌로니아의 기원인 것으로 미루어 이해된다. 사실 마르두크는 후에 볼 수 있듯이 바빌론의 주신이었다. 마르두크가 대지를 형성하기 위해 사용한 방법, 그것은 흙먼지를 갈대로 엮은 싸리비로 휘젓는 일이었는데, 그것에 관해서 수메르 인들이 정착한 땅은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의 두 강의 홍적토로 만들어진 것이며, 당초에는 갈대가 무성한 소택지에 떠 있는 작은 섬으로서만 되어 있었다는 것을 상기하는 것은 유익한 일일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수메르 및 아카드에서 세계의 기원이 어떻게 설명되었는가를 살펴보자.


  높은 곳에서 하늘은 아직 그 이름이 없었고 낮은 곳에서 땅이 아직 그 이름이 없었던, 모든 것의 기원에 있어서 태초의 대양 아프수, 물결치는 바다 티아마트만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들의 물이 서로 녹아 섞였을 때, 거기에서 우선 뭄무(바닷물의 웅성거림)가 드디어 거대한 뱀 부부인 라무, 라하무를 만들었고, 이번에는 그들이 안샤르(하늘의 세계)와 키샤르(땅의 세계)를 탄생시켰다. 안샤르와 키샤르로부터는 강한 자 아누, 광대한 지혜자 벨-마르두크, 에아, 기타의 신들이 탄생하고 하늘에 사는 이기기들, 땅과 저승에 퍼진 아눈나키들이 태어났다. 이윽고 새 신들의 요란스러움이 늙은 아프수의 평화를 교란하고 그는 거기에 대해 티아마트에게 불평을 늘어놓았다. "해가 있는 한 나는 쉴 수도 없고, 밤이 계속되는 한 나는 잠잘 수도 없다." 두 태조(太祖)들은 자기들의 후예들를 근절시키기로 은밀히 책동했다. "우리가 한 짓의 모두가 오히려 우리들을 망치려 하고 있소. 원컨대, 그들의 앞길에 비참이 가로놓이게 하소서." 그러나 무엇이고 투시할 줄 아는 에아가 그들의 음모를 알아챘다. 그래서 마법의 주술로 아프수와 뭄무의 마음을 휘어잡았다. 티아마트는 격분하여 몇몇 신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여 날카로운 이빨을 가지고 있고 아무런 용서없이 살육하는 거대한 뱀들 번득이는 비늘이 달린 공룡들 괴물들 사나운 개들, 전갈 회오리바람 인어 숫양들을 낳았다. 그리고 그 무리의 지휘자로서 킹구를 택해 그의 가슴에 운명의 널빤지를 걸어 주고 신들 전체의 지배권을 맡겼다. 에아는 티아마트의 계획을 알아채고 그의 아버지 안샤르 곁에 가서 속삭였다. "티아마트가 우리를 미워합니다. 티아마트는 군졸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녀는 극도로 분노하고 있습니다." 안샤르는 놀랐다. 그는 허벅다리를 치면서 입술을 깨물었다. 그의 마음은 이미 평안하지 않았다. 그는 우선 아누를 티아마트에게로 보냈다. 그러나 아누는 그녀에게 접근할 용기가 없었다. 다음에 보내진 에아도 그럴 용기가 없었다. 그래서 안샤르는 <그의 마음을 밝게 해주는 아들> 벨 마르두크를 불러 티아마트와 싸우도록 격려하고 승리를 약속해 주었다. 마르두크는 승낙했으나 신들의 회의가 자기에게 최고의 권위를 주어야만 한다고 요구했다. 안샤르는 거기에 동의하고 곧 사자(使者) 가가를 라무, 라하무, 그리고 이기기들에게 보냈다. 그들은 급히 우프슈키나로 달려와 서로 얼싸 안으면서 향연석에 앉았다. 그리고 빵을 먹고 술을 마신 다음에 벨 마르두크를 위해 왕궁을 마련하고 왕장(王杖)과 왕좌와, 팔루를 허락하고 세계의 모든 것에 대한 왕권을 인정하고 게다가 적국을 무찌르는 데 무엇보다도 훌륭한 무기를 선사했다. "어서 가라." 하고 그들은 말했다. "그리고 티아마트의 목숨을 끊어라. 그녀의 파가 바람에 날려 세계의 방방곡곡에까지 뿌려질지어다!" 이렇게 전권을 부여받은 마르두크는 오른손에 질긴 줄을 맨 활을 가지고 옆구리에는 화살통을 걸치고 얼굴에 번개를 번득이며 티아마트를 사로잡기 위한 그물을 짰다. 그는 옆구리에 놓은 바람의 쇠사슬을 끊고 위대한 무기인 홍수를 손에 쥐고, 미친 듯이 날뛰는 네 마리의 준마가 끄는 전차인 폭풍 위에 올랐다. 이리하여 마르두크는 무시무시한 것으로 무장하고 티아마트를 향해 가서 싸움을 걸었다. 신들이 주시하는 가운데 티아마트와 현자 마르두크가 맞섰다. 싸우기 위해 그들은 앞으로 나가고 상대방을 무찌르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주(主) 이신 신은 그 그물을 펼쳐 그녀를 사로잡았다. 그는 등에 업은 나쁜 바람을 그녀의 얼굴에 내뿜었다 티아마트는 크게 입을 벌렸다. 그는 그 입 속에 나쁜 바람을 불어넣었으므로 그녀는 입술을 다물 수조차 없었다. 무서운 바람이 그녀의 배에 가득 찼다. 그는 활을 쏘아 그녀의 배를 찔렀다. 뱃속의 내장을 토막 내고 심장을 쪼갰다. 그는 그녀의 힘을 잃게 하고, 목숨을 앗았다. 그는 그 시체를 무찔러 그 위에 밟고 올라섰다.(천지 창조의 시. 다섯 번째 비석) 티아마트의 죽음은 그녀의 군사에게 혼란을 야기시키게 되었다. 티아마트를 돕던 아눈나키들은 혼비백산해서 도망쳤다. 그러나 마르두크는 그들을 그물에 걸리게 하여 모조리 잡아 킹구와 더불어 그들을 쇠사슬로 묶어서 저승으로 보냈다. 그는 다시 티아마트에게로 가서 그 두개골을 쪼개고 혈관을 끊은 후 그 거대한 시체의 처리를 궁리한 끝에 예술품을 만들기로 하였다. 그는 시체를 물고기처럼 두 도막을 내어 그 반은 하늘의 궁륭을, 나머지 반으로는 대지의 지주를 만들었다. 그 다음에는 거기에 그들의 상징인 별들을 아로새기고 세월을 정하고 성신(星辰)의 운행에 규칙을 세웠다. 하늘의 질서가 확립되자, 마르두크는 그 때까지 완전히 가라앉았던 땅을 바다 밑에서 불러올려 그의 창조적 작품을 한층 더 완벽한 것으로 만들었다. 그는 수면에 불쏘시개 단을 만들어, 흙먼지를 그 단으로 휘저었다. 이렇게 해서 대지는 형성되었다. 이어서 <신들을 안락한 거처에 모시기 위해> 마르두크는 인간을 만들었다. <<천지창조의 시>>에 의하면, 마르두크는 자기자신의 피를 반죽해서 최초의 인간을 만들었으나 다른 해석에 의하면 킹구의 피를 거기에 사용했다고 한다. 또 <<카르디아 인의 천지창조 이야기>>에 의하면, 여신 아루루의 도움을 받았다고도 한다. 그녀는 마르두크와 더불어 인류의 종자를 낳았던 것이다. 끝으로 강, 식물, 야수, 가축등이 출현함으로써 창조의 작품을 완성했던 것이다.

 

아누 - 하늘의 신

  신들 가운데 가장 높은 아누는 하늘의 신이었으며, 아누라는 이름 그 자체가 '하늘' 에 해당하는 일상용어였다. 하늘이 눈에 보이는 우주의 조직에서 - 단순히 공간적인 의미에서조차도 - 연출하고 있는 지배적인 역할과 다른 모든 것보다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그 탁월한 위치는, 어떻게 하여 아누가 우주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는지 잘 설명해 줄 것이다. 안샤르 및 키샤르의 아들인 아누는 그 이름이 <하늘>을 뜻하듯이 하늘의 전 공간을 지배한다. 그가 거처하는 곳은 <아누의 하늘>이라고 불리는 가장 높은 곳이다. 그는 지상의 신, 최고위의 신이다. 다른 모든 신들이 그를 그들의 어버이로서, 즉 그들의 수장(首長)으로서 존경하였다. 그들은 말하자면 홍수 때처럼 위험에 부딪히면 아누 곁으로 가서 숨었다. 또 신들이 불평을 하는 것도 그에 대해서였다. 예컨대, 여신인 이슈타르는 영웅 길가메쉬에게 참혹하게 반격 당하자 그녀는 그녀의 아버지에게 가서 말했다. "오, 아버지, 길가메쉬가 나를 저주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아누에게 길가메쉬를 향해 보낼 <하늘의 소>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마찬가지로 아누도 중요한 일에는 항상 그의 법정을 소집했다. 아다파가 남풍의 날개를 찢었을 때, 아누는 그를 그 법정에 소환했다. 권력과 정의, 즉 지상권의 모든 표징을 그는 한 몸에 갖추고 있었다. 그는 부속물로서 뿔이 달린 왕관을 쓰고 있는데, 그것은 전능을 상징하고 있다. 그가 앉은 높은 왕좌의 전면에는 왕권의 표장이 놓여 있다. <왕장(王杖), 왕관, 관, 지휘봉>이 그것이다. 그 자신은 기념비 위에서 왕좌에 앉아 왕권을 쓴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다. 또한 그는 한 떼의 군사들을 거느리고 있다. 그것은 별들인데, 그는 악인들을 없애기 위해서 그것들을 만들었으며 사람들은 아누의 군대라고 부르고 있다. 아누는 그 하늘의 영토를 떠나는 일도 없었고, 지상에 내려오는 일도 없었다. 그가 그 엄숙한 부동의 위치에서 떠나는 것은 그를 위해서만 마련된 하늘의 일부분인데, 그것은 <아누의 길>이라 불리고 있다. 의심할 여지가 없는 절대성에도 불구하고 아누 역시 몇가지 약점이 없을 수 없었다. 예컨대 티아마트와 대항해서 싸워야 했을 때 아누는 괴물과 맞설 수 없었기 때문에 마르두크에게 승리의 영광을 양보하고 말았다. 배우자인 여신 안투의 도움을 받아 그는 하늘에서 우주를 관장할 뿐 인간사는 거의 마음을 쓰는 일이 없었다. 또 그는 언제나 가장 널리 존경받았으며 결코 그것이 다하는 일이 없었지만 끝내는 다른 신들이 그를 물리치고 그의 몇 가지 권력을 찬탈하기에 이르렀다. 그러한 찬탈자인 신들의 힘은 아누의 명칭을 얻을 때까지는 결코 확고부동한 것이 되지 못했던 것으로도 그 주신의 위신을 가리키고 있는 것이다.

 

엔릴 - 폭풍의 신

  신들 가운데서 두번째로 높은 엔릴은 폭풍의 신이었다. 엔릴이라는 이름은 '폭풍의 군주'를뜻하며 그는 폭풍의 본질에 대한 의인화였다. 광막하게 펼쳐진 메소포타미아 에서 폭풍을 겪은 자는 누구도 그 우주적인 위력을 의심할 수가 없을 것이다. 하늘 아래 자유로운 공간의 군주인 폭풍은 당연히 우주 제2의 위대한 구성요소로 자리를 차지했다. 그는 폭풍 속에서 자신을 '계시한다.' 폭풍이 몰고 다니는 폭력과 완력에서 체험하게 되는 것이 바로 그 신이자 엔릴이었다. 그러므로 우린 폭풍을 통해 또 폭풍의 폭력과 완력을 통해 그 신을 이해하고 우주에서 그의 기능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역사의 큰 격변과 신들의 회의에서 의결하여 가하는 치명적인 타격 속에 폭풍의 본질인 엔릴이 있다. 그는 힘이며 신들의 판결을 집행하는 집행관이다. 마르두크 신은 통치에 대한 문제가 있거나 조언을 구할 때에는 엔릴 신이지만, 그가 밤을 밝혀 주는 행위를 할 때에는 달의 신 '신(Sin)'이라 불린다. 이건 분명히 마르두크 신이 통치하고 결정을 내릴 때는 엔릴 신다운 신성한 최고 집행자의 인격과 자질 및 능력을 지님을 뜻한다. 또 한편으로는 마르두크가 목성으로 밤하늘에서 빛나고 있을 때, 마르두크는 달신을 특징짓는 특별한 힘을 나누어 갖고 있는 것이며 자기 속에 그러한 힘의 중심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닌릴 - 엔릴의 부인, 달과 그 형제들

  엔릴과 닌릴의 신화는 어떻게 해서 달이 생겼으며 또 어떻게 하여 이 교교한 천상의 신이저승세계와 관계를 맺고 있는 삼형제를 갖게 되었는가하는 문제에 답하고 있다. 닌셰바르구누는 혼자 운하로 수영하러 가려는 자기 딸에게 훈계한다. 낯선 사내들이 그녀를 훔쳐볼 수도 있고, 젊은이가 그녀에게 덤벼들어 범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닌릴은 젊고 고집불통이었다. 결국 모든 일이 닌셰바르구누가 걱정한 대로 되어간다. 엔릴은 닌릴을 보고 그녀를 꾀려고 하는데 닌릴이 거부하자 억지로 그녀를 범한다. 엔릴은 그녀에게 달의 신인 '신(Sin)'을 배게 하고 떠난다. 그러나 엔릴의 죄상이 밝혀지지 않은 채 넘어가진 않았다. 엔릴이 마을로 돌아와서 광장을 가로질러 걸어가고 있을 때 그는 체포되어 관헌 앞으로 끌려가게 된다. 신들의 총회, 오십 명의 큰 신들과 특별히 결정적인 비중을 갖고 의견을 말하는 일곱 신은 그에게 강간죄를 적용하여 그 도시에서 추방을 선고한다. 그에게 선고된 형벌에 따라 엔릴은 니푸르를 떠나 산 자의 나라에서 저승의 음헌한 나라로 발길을 돌린다. 그러나 닌릴이 엔릴을 뒤따른다. 그러자 바로 그녀를 데려가지 않으려 하는 엔릴은 노상에서 다른 사내들이 자신이 그러했던 것처럼 무방비 상태에 있는 아가씨에게 괴로움을 주지 않을까 염려하기 시작했다. 엔릴이 처음 만난 사내는 그 마을의 문지기이다. 그래서 엔릴은 걸음을 멈추고 문지기의 자리에 서서 문지기와 같은 모습을 하고 그에게 닌릴이 묻더라도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닌릴이 도착했을 때 변장하고 있는 엔릴을 보았다. 그녀는 그를 알아보지 못하고 문지기라고만 생각했다. 그는 자기의 왕 엔릴이 그녀를 자기에게 맡겼노라고 말한다. 그러자 그녀도 말을 받아 엔릴이 그에게 왕이 되면 자기는 그의 여왕이 되며 자기가 엔릴의 아들인 달의 신, 신(Sin) 을 심장 밑에 데리고 있노라고 선언한다. 문지기처럼 하고 있던 엔릴은 그녀가 주의 빛나는 세자를 저승에 데려가려는 생각에 몹시 실망한 체하고 그녀와 결합하여 저승에 속하는 아들을 하나 낳아 자기 왕의 아들인 달의 신의 자리를 차지하게 하자고 제의한다. 그런 다음 엔릴은 닌릴을 힘껏 끌어안고 또다시 메슬람타에아 신인 아이를 남긴다. 엔릴은 저승으로 가는 길을 계속 갔고, 닌릴도 계속 따라갔다. 엔릴은 두 차례 발길을 멈추었는데 처음엔 '저승강의 사나이'가 있는 곳에 닿아 그 사나이와 비슷하게 흉내 내어 역시 저승의 한 신인 니나주를 낳았고, 두번째는 저승강의 뱃사공이 있는 곳에 이르러 발걸음을 멈추었다. 뱃사공으로 변장한 엔릴은 저승의 세번째 신을 낳았으나 원전에서 이 신의 이름이 씌어진 부분이 파손되어 알 수가 없다.

 

엔키(에아) - 물의 신

  대지에서 생명을 주는 달콤한 물과 우물과 샘과 하천의 물이 흘러 나온다. 그리고 오랜 옛날 이들 '대지 속을 배회하는 물' 은 아마도 대지라는 존재의 일부로서 생각 되거나 대지의 여러 가지 양상들 중의 한 가지로 간주되었을 듯하다. 그러나 만일 그와 같이 간주되었을 것이라고 한다면 대지 속에 현현되는 힘은 ' 대지의 군주 ' 인 남성 엔키였을 것이다. 역사 시대에는 단지 엔키의 이름과 어떤 신화들 속에서 엔키가 수행 하고 있는 역할을 통해서 엔키와 그가 대표하고 있는 신선한 물이 지난날 그와 같은 대지의 한측면에 지나지 않았었다는 사실을 알게 해준다. 물과 물속에 존재하는 힘은 스스로를 해방시켜 그들 자신의 독립된 개성과 특수한 본질을 갖게 된다. 엔키는 사고에서 - 사고가 현명한 조언과 같은 (엔키는 통치하는 사람들에게 폭넓은 정보를 제공하고, 이해의 문을 열어 주는 자이다) 새로우며 효과적인 행동 양식을 창출하거나 장인 (엔키는 빼어난 장인들의 신이다) 이 솜씨를 발휘할 때처럼 새로운 물건들을 만들어 내는 사고에서 - 창조적인 요소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엔키의 본질과 엔키의 힘은 주문을 외우는 승려들의 강력한 주문 속에서 나타난다. 승려들의 주문을 구성하는 강력한 명령과 성난 여러 세력들을 달래 줄 명령 또는 인간을 공격한 고약한 악령들을 쫓아내는 명령을 하는 자가 엔키인 것이다. 그의 권위는 아누와 엔릴에게서 나온다. 그러므로 그는 그들의 각료인 셈이다. 현대식으로 말하자면, 아마도 우주의 농림장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하천과 운하, 관개시설의 감독과 국토의 생산력을 편성하는 책임을 맡고 있다. 그는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곤란한 문제들에 대해 현명한 조언과 중재 및 화해의 방법을 통해 능숙하게 해결한다.       

 

에아

  <물의 집>을 의미하는 이 신의 유일한 이름으로, 그의 성격이나 그의 권한의 성질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그리스 인들의 포세이돈과 동일시하는 것도 옳지 않은 것 같다. 에아는 바다의 신이 아니다. 그에게 속하는 영역은 아프수, 즉 대지를 둘러싸고 동시에 그 지주가 내뿜고 있는 샘, 카르디아 평원을 축여 주는 큰 강, 그것들은 모두가 아프수에서 생겨나는 것이다. 천지 창조 때에 본 것처럼 거친 물과 대조적이다. 그리스 인들도 오케아노스의 흐름을 <불모의 바다>와 구별하고 있었다. 아프수의 물은 대지에 풍요함과 지복을 퍼뜨렸던 것처럼, 그것은 모든 지혜와 지식의 원천이 되기도 했다. 여신 바우의 아들인 에아는 수메르 지방에서 엔키, 즉 <대지의 구세주>라는 이름을 가졌다. 아프수의 신인 이상, 에아도 역시 탁월한 예지의 신이다.  마술의 주문을 관장하는 것도 그였고 신들까지도 자진해서 그에게 의논했으며 그는 <성스러운 눈을 가진 주> 닌기아자그라고도 불렸다. 다시말해 무엇이나 잘 보는 신이다. 그의 치밀한 총명은 필요할 때엔 신들의 과오까지도 맡아서 씻어 주었다. 벨이 홍수를 가지고 인간을 근절시키려 했을 때, 우티나프쉬팀에게 알리어 인류의 멸망을 막았다. 에아는 지(知)의 신으로써 샤마쉬와 서로 다투어 신탁을 내리고 사람들은 주문을 외어 신탁을 구했다. 한편, 그는 인간의 일도 관장했다. 목수, 석공, 귀금속 세공사들은 에아를 그들의 보호신으로 숭배했다. 구데아를 위해 라가슈의 신전의 설계도를 그려 준 것도 그가 아니었을는지? 혹자들은 그를 인간의 창조자로까지 보려고 한다. 그는 찰흙을 빚었으므로, 그를 도토(陶土)의 신으로 불렀다고 한다.에아의 지상의 거처는 에리두라고 불리는 성스러운 도시에 있었다. 그것은 수메르 지방의 양단에 위치하며, 페르시아 만을 굽어보고 있는데, 유동체로부터 처음으로 만들어진 도시 였다. 에아는 그곳에 거처를 정했는데, 그것은 에주아프 혹은 <아프수의 집>이라고 불리며 근처에는 비적(秘蹟)의 나무인 검은 키쉬카누가 서 있어서 그 나뭇잎은 청금색 빛을 내어 마치 숲과 같은 짙은 그늘을 이루었다. 에아는 물고기의 꼬리를 가진 염소로 상징된 남자 또는 어깨에서 물의 흐름을 뿜어 내는 남자, 손에 병을 든 남자의 모습으로 표현된다. 상당히 겸손해 보이는 외관을 한 에아의 아내는 닌키, 즉 <대지의 마님>, 담키나, 혹은 담글라누나, 즉 <주의 위대한 배우자>의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이것이 세 주신의 삼인조이며, 바빌론이 아카드, 수메르의 전 지방을 지배하고, 의당 바빌론 자신의 신인 마르두크를 백신들 위에 군림시킨 그 날까지 존속했다.

 

닌마 - 대지의 신,엔키의 부인, 틸문신화

  가시적인 우주의 세번째 커다란 구성 요소는 대지이며, 메소포타미아인들은 이것을 우주에서 제3의 가장 중요한 힘으로 인정하였다. 이 힘과 이 힘의 활동 방식에 관한 메소포타미아인의 이해는 하늘과 폭풍의 경우와 같이 그 힘을 내적인 의지와 의지의 방향으로 직접 경험하는 가운데 얻었다. 이에 따라 이 신의 옛 이름 키(Ki), 즉 대지는 자체를 유지하기 어려웠던지 중요한 특성에 기초한 다른 명사들에게 점차 양보하는 경향이 있었다. 대지는 무엇보다 새로운 생명과 무릇 모든 생명의 형식들 속에 깃들어 있는 비옥함에 대한 결코 고갈되지 않는 위대한 신비의 원천인 어머니 대지로서의 자신을 메소포타미아인에게 계시하였다. 모든 것에 생생하게 활동하는 힘 - 풍요로움과 출산 그리고 새로운 생명 속에 자체를 계시하는 힘 - 이 대지의 본질이다. 대지는 하나의 신성한 힘으로서 '생산하는 숙녀' 인 닌투 (Nin-tu)이다. 그녀는 '생명의 숨결이 깃들어 있는 세상의 모든 것들을 만드는 자' 니그지갈딤메이다. 부조들을 보면 그녀는 아기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여인으로 묘사 되어 있는 걸 볼 수 있다. 다른 아기들은 그녀의 치마 속에 감추어 두고 아기들이 보고 싶어할 경우 살짝 들여다보며, 태아들이 그녀를 둘러싸고 있다. 우주의 모든 생식력의 화신으로서 그녀는 '신들의 어머니'이며, 또한 인류의 어머니이자 창조자이다. 그녀는 어느 비문에 씌어 있듯이 실로 '모든 아이들의 어머니'인 것이다. 출산과 풍요, 끊임없는 초목의 갱생, 작물의 성장, 금수의 증식, 인류의 영속 등의 활동적인 원리인 대지는 유력한 힘으로서 자기 위치를 정당하게 차지하며, 우주의 통치 기관인 신들의 의회에서 아누와 엔릴과 나란히 정좌한다. 그녀는 '기품 있는 여왕'인 닌마이다. 그녀는 '신들의 여왕', '국왕과 제후들의 여왕', '운명을 결정하는 부인', 그리고 '온 하늘과 땅에 관련되는 모든 결정을 내리는 숙녀'이다.닌마는 닌후르사가라고도 불린다.

 

틸문의 섬(오늘날 페르시아만의 바레인)에서의 이야기

  세계가 신들 사이에서 나누어졌을 때 이 섬은 엔키과 닌후르사가에게 할당되었다. 엔키는 닌후르사가가 제안한 대로 그 섬에 신선한 물을 공급한 후에 닌후르사가에게 청혼을 하는데  처음엔 닌후르사가가 거절하다가 마지막에는 그 청을 받아들인다. 흙은 신 닌후르사가와 물의 신 엔키가 혼인을 하여 낳은 딸은 수목의 신 닌사르이다. 그러나 메소포타미아에서 해마다 범람하는 물이 초목들이 자라기도 전에 불어나 하상으로 돌아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엔키는 남편으로서 그곳에 머물며 닌후르사가와 살지 않고 초목의 여신이 태어나기도 전에 이미 아내 곁을 떠난다. 그리고 늦은 봄 초목들이 강가에 무리를 지어 자라는 것처럼 닌사르는 엔키가 있는 강변에 나타난다. 그러자 엔키는 초목의 여신에게서 또 다른 아리따운 소녀상을 본다. 엔키는 그녀와도 결합하나 데리고 살지는 않는다. 초목의 여신은 아마포를 짜는데 쓰는 실뿌리를 상징하는 딸을 낳는다. 이 실뿌리는 식물의 부드러운 부분이 썩어 문드러지고 질긴 섬유질이 남을 때까지 식물을 물속에 담궈놓아야 얻어진다. 그러므로 실뿌리는 어떤 의미에서 식물과 물의 아이인 것이다. 그런 다음 이야기는 같은 사실을 반복한다. 그리하여 직물을 염색하는 염료의 여신이 태어나고, 이 여신은 직물과 방직의 여신 우투를 낳는다. 그러나 닌후르사가는 엔키가 이제까지 얼마나 바람둥이 짓을 많이 했는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우투에게 조심 하라고 한다. 미리 경고를 받았음에도 우투는 결혼을 고집한다. 엔키에게 오이, 사과,  포도의 선물을 -관행적인 결혼 선물로 쓰일 게 분명한- 지참하도록 했는데, 그렇게 해야만 그녀가 그의 것이 될 터였다. 엔키는 이를 승낙하고 보통 구혼자들이 하듯이 선물을 가지고 그녀의 집에 모습을 나타내자 우투는 반갑게 엔키를 맞아들인다. 엔키가 우투에게 준 포도주는 우투를 취하게 만들었고, 엔키는 그녀를 부인으로 맞게 된다.  여덟 가지 초목이 움을 틔웠지만 닌후르사가는 그 초목들의 이름과 본성 및 성질이 어떤 것일지 아직 공표하지 않았다. 바로 그때, 닌후르사가는 엔키가 혼자 이미 모든 것을 정해 버리고 그 초목들을 먹어버린 사실을 알게 된다. 이같이 결정적인 모욕을 당하자 닌후르사가는 격렬한 증오심에 사로잡혀 물의 신을 저주한다. 닌후르사가의 저주로 - 이것은 분명 신선한 물을 암흑의 지하 세계로 추방하여 서서히 죽게 만든 것을 정형화하는 것인데, 그때가 되면 여름날의 우물이나 하천은 메말라 버린다. - 신들은 완전히 당혹해서 어쩔 줄을 몰랐다. 그러나 여우가 나타나서 닌후르사가에게 그 초목들을 가져오겠다고 약속한다. 여우는 그 약속을 잘 지킨다. 마음이 누그러졌는지 닌후르사가가 와서 결국 여덞 명의 신을 태어나게 하고 병들어 앓고 있던 엔키의 병을 낫게 한다. 이들 여덟 명의 신은 각기 병든 엔키의 신체 부분들을 낫게 해 줄 신들이었다. 이 신들은 바로 엔키가 입에 삼켜 넣은 초목들이며 이렇게 되어 그것들은 그의 몸 속에 머물게 되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신화는 이 신들에게 살아가는 동안 있을 곳을 나누어 주는 것으로 끝난다.

 

인간창조 - 엔키와 닌마의 경쟁

  아득한 옛날에 신들은 생계를 위해 스스로 일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도랑을 파고 또 이마에 땀을 흘려 빵을 얻기 위해 모두 낫과 곡괭이와 그밖의 농기구들을 사용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런 일을 몹시 싫어했다. 아주 영리하고 넓은 아량을 지닌 엔키는 꼼짝도 않고 소파에 드러누워 자고 있었다. 불행한 경우를 맞이한 신들은 엔키에게 의지했다. 그리하여 깊은 물의 여신인 엔키의 어머니 남무는 잠에 빠져 있는 자기 아들 앞에 나아가 신들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엔키는 '아프수의 위에 있는 진흙'을 낳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라고 남무에게 일렀다.('아프수의 위'란 땅 밑이지만 땅 밑의 깊은 물보다는 위이다. 어쨌거나 여신 남무와 동일한 대지의 아래를 의미한다.) 이 진흙은 사람의 아기가 어머니로부터 떼어지듯 남무로부터 떼어지게 되어 있었다. 대지 여신 닌마는 남무 위에 서 있다가-대지는 물론 지하수 위에 있다-남무가 출산할 때 그녀는 돕게 되어 있었고 여덞 명의 다른 여신들도 돕고 있었다. 이런 방식으로 아프수 위의 진흙이 태어나고, 다시 그 진흙에서 인간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우리는 추측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원문에 심각한 공백이 생기게 되어 이야기는 여기서 끊기므로 인간이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는지를 분명히 알 수는 없다. 출산을 축하하기 위해서 향연을 베풀기 위한 자리에서 엔키와 닌마는 서로 자신의 힘을 과시한다. 닌마가 엔키에게 소리를 질렀다. "사람의 육신은 얼마나 좋고 얼마나 나쁜가? 내 마음이 나를 재촉해 나는 그 운명이 좋게도 나쁘게도 만들 수 있다." 엔키는 머뭇거리지 않고 거기에 도전한다. "그대가 마음먹고 있는 운명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간에 난 진정 그것에 균형을 잡아 보일 것이다." 그리하여 닌마는 아프수 위에 진흙을 가져다 신체적인 결함이 있는 기형의 인간, 용변을 참을 수 없는 남자,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자 또는 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닌 자를 빚었다. 모두 여섯 명의 기형 인간이 그녀의 손끝에서 형체를 이루었다. 그러나 엔키는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특별한 운명 혹은 숙명을 준비한다. 그는 그 모든 자에게 사회에서 일정한 위치, 그것으로 생계를 꾸려갈 수 있는 길을 찾아준다. 엔키는 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닌 내시로 여겨지는 자를 왕을 시중하도록 운명을 지워주고 석녀는 왕비의 시녀로 삼았다. 닌마에 의해 창조된 이들 여섯 명의 기형 인간들은 여러 이유에서 정상적인 인간과는 신체적으로 달랐기 때문에 문제가 되었던 수메르 사회의 어떤 부류에 속했던 사람들과 일치한다는 사실엔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경쟁은 심각한 국면에 접어들었다. 엔키는 닌마가 생각해 낼 수 있는 것이 아무리 고약한 것일지라도 자기의 뛰어난 두뇌로 얼마든지 상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었다. 이제 엔키는 서로의 입장을 바꾸어 보자고 제의한다. 엔키가 기형의 인간들을 만들고 닌마는 그들에게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해 내라는 것이었다. 이리하여 엔키는 일을 시작했다. 신화의 원문은 여기서 파손되었기 때문에 엔키의 첫번째 작품은 알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는 두번째의 우무울, 즉 '나의 날은 아득한 옛날이란다'라는 존재 -태어난 날이 아득한 옛날인 아주 늙은 노인-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 노인이 앓고 있는 병을 보면, 이 불행한 노인의 두 눈은 안질에 걸려 있고 생명은 가물가물 꺼져가고 있었으며 간장과 심장은 통증을 느끼고 두 손은 부들 부들 떨고 있었다. 이러한 자를 엔키는 닌마에게 불쑥 내밀었다. 엔키는 닌마에게 말한다.  "그대가 만든 자들을 위해 내가 운명을 정해 주었으니 이번에는 그대가 내가 만든 자기 살아갈 수 있도록 운명을 정해 주시오." 그러나 이것은 닌마의 힘이 완전히 미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녀는 노인에게로 가서 질문을 던지나 노인은 그에 대답을 하지 못한다.  닌마는 자기가 먹던 빵 한 조각을 내밀지만 노인은 극도로 쇠약하여 팔을 내밀어 받을 수도 없었다. 닌마는 몹시 화를 내며 엔키가 만든 인간은 살아 있는 인간이 아니라고 비난을 한다. 그러자 엔키는 코웃음을 치며 닌마가 꾸며낸 일에 자신이 얼마나 잘 대처하였고 그녀가 만든 자들이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찾아 주었는지를 그녀가 생각하게 한다. 원문이 또다시 파손되어 그들의 분쟁에 대해 자세하게 더듬어 볼 수가 없다. 원문이 남아 있는 부분에 이르러서 논쟁은 최고조에 이르러 있다. 엔키가 만든 두명의 인간 중 두번째 인간을 통해 그는 질병과 노년기에 따르는 불행을 이 세상에 가져 왔다. 엔키가 만든 첫번째 인간에 대해서도 기록이 없어졌으나 분명히 인간의 여러 가지 재앙과 같은 큰 짐을 지고 있었을 것이다. 닌마는 이들 중 누구에 대해서도 제대로 대처할 수 없었다. 그들을 세계 질서에 흡수시킬 수도 없었고 사회에서 그들에게 알맞은 자리를 찾아 주지도 못했다. 그리하여 그들은 불행의 짐을 덜지 못한 채 이 세상에 남게 된다. 닌마를 절망에 빠뜨린 것은 이런 피조물들(늙은이의 불행과 아직 알려지진 않았지만 젊은이의 불행)이 닌마의 땅과 도시에 미친 영향력이었을 것이며 그녀가 엔키로부터 더 심한 모욕을 받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래서 닌마는 그에게 저주를 퍼붓는다. "이제부터 그대는 하늘에 살아서도 안 되고 땅에 살아서도 안 된다." 이래서 신선한 물의 신인 엔키는 지하의 어두운 나라에 강금 된다. 이 저주는 틸문 신화에서 닌마가 엔키에게 퍼부은 또 다른 저주를 생각나게 하는데, 이것은 표면적으로는 어찌하여 자애스런 담수가 땅 밑으로 추방되어 영원한 어둠 속에 살게 되었는가 하는 우주의 수수께끼 같은 점을 설명하려는 것 같다.

 

- 엔릴의 다른 이름(바빌로니아)

  그는 아누보다 훨씬 지상의 생활에 말려들어 가 있다. 수메르의 영토 특히 니푸르 에서 사람들은 처음엔 대기의 주인 엔릴을 숭배했다. 그는 대선풍의 신이며, 아무루, 즉 홍수를 무기로 삼고 있었다. 그리스에서의 제우스처럼 그는 자연의 여러 가지 힘을 상징하게 되었고 후에 가서는 인간의 운명을 관장한다고 여겨지기에 이르렀다. 바빌론 사람들이 수메르의 여러 신들을 사로잡아 왔을 때도 그들은 엔릴을 소홀히 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으며, 최고위의 신의 제 2위로 모셨다. 그들은 엔릴의 이름을 고쳐 <주(主)>를 뜻하는 것보다는 보편적인 벨이라는 명칭을 붙이는 데에 만족했다. 따라서 벨은 지상의 주(主)이며 영토는 온 세계에 걸쳐 있다. 사람들은 그를  <국왕> 또는, <여러 지방의 주인>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도 아누처럼 하늘에, 자기 전용의 산책길인 <벨의 길>을 가지고 있었지만 대개는 <동쪽>의 <큰 산>에 주거를 정하고 있었다. 그는 그 곳에 매년 다른 신들을 맞아들여 세계의 운명을 결정한 것인데, 그 장엄한 집회에서 지상의 결단을 내리는 것은 바로 그 자신이었다. 아누와 마찬가지로 벨도 주권의 표지의 소유자였는데, 그는 그것을 그가 택하는 피조물에게 주었다. 그러므로, 지상의 주인들이란 벨의 대표자 또는 대리인, 즉 파테시스에 불과한 것이다. 그가 다른 인간들 위에 군림하는 데는, 신이 그저 그 이름을 선언하기만 하면 되었다. 왜냐하면, 그의 말은 전능이었기 때문이다. 벨은 인간에게 있어서 선한 것과 악한 것의 분배자이다. 노(怒)한 날에 인간을 근절시키려고 홍수를 일으킬 큰비를 내리게 하는 존재가 바로 벨이다. 그러나 지상에 만연하는 괴물들을 쫓아내는 데 참가하는 것도 그는 주저하지 않는다. 그와 용과의 싸움이 그 증거이다. 그 당시 여러 도시의 주민들은 바닷물에서 태어난 한 마리의 용이 모든 지방을 황폐케 했기 때문에 비탄에 잠겨있었다. 그들은 슬프게 외치며 뇌까렸다. "용과 싸워 용을 바다로 돌려보내는 자는 누구인가?" 놀란 신들은 서로 의논했다. 벨은 그들에게 괴물의 모습을 묘사해 보였다. "그것은 길이 50쌍리(雙里)에 걸치며, 그 입은 6쿠데에 이른다." 모든 신이 공포의 도가니에 빠져 정복자에게는 지상계의 주인으로써 지배권이 약속되었는데도 누구 하나 괴물과 맞서려는 자가 없었다. 마침내 신(Sin)의 격려의 말을 듣고 티콘이 시도해 보았다. 그러나 실패하고 말았다. 이어서 벨이 시도했다. 우선 구름을 솟아오르게 하고, 심한 폭풍을 일으켜 용을 없애 버리려 했으나, 그것도 허사였다. 최후로 그의 영혼의 인상(印象)을 던지게 되었고 그렇게 하여 숨지게 되었는데, 그 피는 삼 년 석 달과 하루 동안 내내 흘렀다. 엔릴이 지상계에서의 지상권(至上權)을 얻은 그러한 사정이 있었던 것이다. 엔릴이 아직 벨이라는 이름으로 니푸르를 지배하고 있었을 때, 닌릴을 아내로 거느렸다. 뒤에 그 닌릴은, 닌하르사그, 즉 <산의 마나님>이란 이름으로 존경받았는데, 그것은 엔릴과 더불어 <동쪽 산>에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또 벨리트, 즉 <마님>이라고도 불리었다. 또 흔히 신들의 어머니의 칭호로도 불리었지만 닌하르사그나 벨리트는 바빌로니아의 올림포스에서는 어떤 절대권도 갖고 있지 않았다. 그 대신 그녀는 벨이 인간들 중에서 왕이 되도록 운명지어진 것을 골라내었을 때, 그들을 자기 젖으로 길렀던 것이다. 이처럼 그녀의 덕분으로 지상의 지배자들은 하늘의 가계를 과시할 수 있었던 것이다.

 

마르두크 - 인간 창조, 최고의 신

  그는 에아의 장자였다. 아프수에서 태어난 그는 당초 물의 풍요한 힘을 인격화했다. 식물을 자라게 하고, 곡물을 익게 한 것도 그였다. 그러므로 그는 무엇보다도, 농경의 신으로서의 성격을 구비하고 있었다. 그는 부속물인 매로우, 즉 쟁기로서 그것도 그가 농사의 신이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그의 운명은 그가 선택된 도시인 바빌론이 강대해짐에 따라 호전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그는 신들 중에서 최고위를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그는 그것을 앞서 말한 전쟁을 통해서 차지했던 것이다. 아누와 에아가 책임을 회피한 다음-왜냐하면, <<창조의 시>>에서는 벨은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모든 신들 중에서, 오직 마르두크가 감히 가공할 티아마트와 그 힘을 겨누어 보겠다고 한 사실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또 전쟁을 시작하기 전에 그는 신들의 모임이 자기에게 지상의 권력을 부여하고, 운명을 결정하는 권한을 인정하기를 요구했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티아마트에 대한 승리 후에 신들은 약속을 이행하여 마르두크에게 각각 신의 권한에 대응하는 50개의 칭호를 수여했다. 이리하여 마르두크에게 신성의 완벽함을 한 몸으로 체현시킨 것이다. 그는 단순히 <곡식과 식물을 창조하고, 녹음을 만든 자>일 뿐만 아니라 또한, 그를 낳은 어머니인 광명, 신들의 개혁자, 사자(死者)로 하여금 되살아나게 하는 깨끗한 주문의 주(主), 신을 아는 자, 정의와 권력의 수호자, 모든 것의 창조자, 모든 주(主)들의 제 1인자, 주들의 주, 신들의 목자…… 였다. 벨은 그에게 자기의 칭호 <여러 나라의 왕>을 주었다. 아들의 승리를 보고 기뻐 어쩔 줄 몰라 에아는 외쳤다. "나와 마찬가지로 에아라고 칭할지어다! 나의 지휘권의 전부를 선언할지어다!" 이리하여 마르두크는 다른 모든 신들의 힘을 흡수하고, 그들을 대신하여 여러 가지 권한을 인계받았다. 우주를 조직하고 신들의 거처를 정하고 성신의 운행을 정한 것은 그였다. 스스로의 피로 인간을 만든 것도 그다. 그는 <생명의 주>이며, 위대한 질병의 치유자이며, 또 아버지 에아를 통해서 마술의 주문도 이어받았다. 그는 벨로부터는 대지의 네 영역에의 통치권을 인계 받은 후 아눈나키들의 최고의 장(長)이 되었고, 자그무크의 제전에는 예전에 <동녘 산>을 대신하는 두자라그에서 몸소 운명을 결정 하였다. 그러나 그것은 지상신(至上神) 아누에게는 미치지 못했다. 아누는 마르두크의 영광이 커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나 마르두크는 아누로부터 아누투 즉 그의 격식을 빼앗았는데 그 뒤로 마르두크의 말은 아누의 말처럼 되었다. 물론 마르두크는 티아마트에 대한 승리로 얻은 위광(威光)을, 그 밖에 다른 무공(武功)으로 유지하려고 생각했다. 지고(至高)신들의 특권은 주지하는 바와 같이 인간들의 운명을 결정하는 일이었다. 운명의 비석을 소유한다는 것은 전능의 보증에 불과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날 뇌조 (雷鳥) 주(Zu)가 이 유명한 비석을 훔친 일이 있었다. 아누는 그 비석을 되찾은 자에게 신의 왕국의 지배권을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하나하나 붙들고 권했는데, 아다드와 이쉬타르는 거부했다. 무갈반다는 위계(僞計)를 사용했지만 그것도 허사였다. 그러나, 마르두크는 강탈자를 끝내 추구해서 드디어 주를 사로잡아, 그 두개골을 깨뜨리고 <운명의 비석>을 되찾았다.


  또 한 가지 마르두크의 불굴의 용기를 증명하는 사건이 하나 있었다. 악한 정령들인 우투쿠우들이 밤의 악한들을 쫓는 신(Sin) 신이 미워서 모반을 했다. 모반자 중에는  샤마쉬,  이쉬타르, 아다드의 여러 신도 거기에 공모해 그들은 신의 빛을 덮어 가리는 데 성공했다. 티아마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아누와 에아는 공포에 사로잡혔다. 그러나 마르두크는 모반자들과 싸워서 그들을 모두 쫓아 버렸다. 그런데 그 신은 보통 현월도(弦月刀)를 차고 티아마트에 대한 승리의 기념으로 뿔이 난 용을 무찌른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다. 예컨대, 바빌론에 있는 그의 유명한 사원인 에사길에서 그것을 볼 수 있다. 그 곳에서는 아내 사르파니트를 데리고 왕좌에 앉아 있다.매년 정해진 날에 신의 조상(彫像)은 군중들이 들끓는 속을 뚫고, 에시길 시내로 엄숙하게 운반되어 아키투라 불리는 평야의 한 지점, 즉 일종의 사원에 이르러 거기서 며칠동안 묵어 가면서 신자들의 예배를 받았다. 그 의식 절차는 튜로 당갱(프랑스의 앗시리아 학자)에 의해 복원된 바 있는데 사제들이 낭송하는 기도 주술적 의식 부정을 씻는 의식 공물봉헌으로 되어 있다. 왕 또한 벨 마르두크를 위해 아키투를 방문했다. 그 다음 조상은 유프라테스 강변까지 성스러운 길을 따라 행렬을 짓고 인도되었다. 거기서 배를 타고 강을 거슬러 올라가 또 한 군데의 성스러운 길의 기점에 이르러, 다시 아키투로 돌아왔다. 그 벌판 속 사원에 다시 묵은 후 신은 에사길로 환어하는 것이다. 그 제신의 죽음과 부활, 그리고 끝으로 여신과의 혼인을 상징하는 의식이었던 모양이다. 유사한 제전이, 같은 절차로 매년 우루크에서는 아누와 이쉬타르를 위해, 우르에서는 난나르를 위해 올려졌다.

 

신(Sin) - 난나르, 달의 신

  성신(星辰)의 세 신 중에는 달의 신이 수위에 서 있다. 다른 두 신, 즉 태양의 샤마쉬, 금성의 이쉬타르는 그의 아들들이었다. 우르에서도 난나르라는 이름으로 존경받는 신(Sin)은 육체적으로도 청금석 빛이 나는 긴 수염을 가진 노인으로 표현되어 있다. 보통 머리에는 터번을 감고 있었다. 밤마다 그는 배를 타고 초생달의 빛나는 모습이 되어 인간들 앞에 나타나 밤의 항행자 (航行者)로서, 하늘의 광막한 벌판을 달리는 것이다. 때로는 빛나는 초생달은 신(Sin)의 무기라고 생각되었다. 그러나 어느 날, 초생달은 원(圓)이 되어 찬란하게 빛나는 보관(寶冠)이 되어 하늘에 걸렸다. 그것이 신 자신의 관이었음은 의심할 나위 없었다. 사람들은 그 때 신을 <관(冠)의 주(主)>라고 불렀다. 그 연속적이고 규칙적인 변형은 신에게 혹종의 신비성을 띄게 했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어떤 신도, 그 마음의 깊이를 엿볼 수 없는 것> 으로 생각했다. 밤의 어둠 속에 신은 그 빛을 비추어 악당들의 방해가 되었기 때문에 악한 정령들이 그에게 싸움을 걸었는데 그들은 뇌신으로부터 신(Sin)의 자식 샤마쉬와 이쉬타르까지 동지를 끌어들였다. 그들의 협력은 드디어 신을 가려 버리는 데 성공하게 되어 오직 마르두크만이 질서를 회복시킬 수 있었다. 신(Sin)에게는 그밖에 다른 권한이 주어졌다. 시간을 나눈 것이 그였다. 마르두크는 창조에 앞서서 다음과 같이 결정했다. 매달 초, 나라 안을 비추려고, 엿새로 날을 정해, 그 모퉁이를 보여라. 이레 째에, 관을 둘로 나누어, 열 나흘째에는 정면으로 향하게 하여라. 또한 신은 지혜가 많았다. 매일 그 날이 끝날 즈음 신들은 그에게 의논하러 와서 그의 결단을 받았다. 그는 아내는 닌가르, 즉 위대한 마님이었다. 샤마쉬와 이쉬타르 외에 불의 신 누스쿠도 그의 아들로 되어 있다.

 

샤마쉬 - 태양의 신

  <동녘>의 산에 살면서, 그 입구를 지키고 있는 전갈들이 아침마다 산 중턱의 육중한 문을 연다. 태양신 샤마쉬가 하루의 운행을 위해 나서는 것이 그 문이다. 샤마쉬는 어깨에서 빛을 발하며 손에는 톱날 같은 것을 든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 톱날 비슷한 것은 무기든지 아니면 단순히 <동녘> 문의 열쇠였다. 경쾌한 걸음으로 그는 산을 기어 올라, 그의 마부 부네네와 함께 그가 준비한 전차에 탄다. 찬연한 빛에 싸여 샤마쉬는 서서히 천공에 올라가기 시작한다. 저녁이 되면 그는 그 이륜마차를 <서쪽>에 위대한 산으로 돌린다. 문이 열리고, 그는 땅 깊숙이 들어간다. 태양이 사라지면… 밤 동안 샤마쉬는 지하의 항행을 계속하여 먼동이 트기 전에 다시 <동녘> 산에 가 닿는다. 밤을 물리치고 겨울을 쫓아 버리는 샤마쉬의 특징적 성질은 엄격함과 용기이다. 그러나 그는 특히 정의의 신이다. 악의 편인 암흑을 쫓아 내는 그의 찬연한 빛은 악자들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그는 <악을 모의하는 자들의 뿔을 부숴 버리는> 것이다. 어찌 그에게서 피할 수 있으랴. 그는 모든 것을 알아차릴 뿐이 아니라, 그의 광선은 부정을 범하는 모든 것들을 사로잡는 거대한 그물이었다. 재판의 권한을 갖는 자로서, 신은 왕좌에 앉아, 오른손에 왕장과 고리를 든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샤마쉬에겐 도 하나의 역할이 있었다. 후대의 그리스 인 사이에서 역시 태양의 신인 아폴론과마찬가지로 샤마쉬는 선견(先見)의 신이다. 점쟁이 바루의 중개로 인간에게 미래의 비밀을 제시하는 것은 샤마쉬다. 샤마쉬에게 제물을 봉납한 후 바루는 성스런 통의 수면에 뿌려진 기름의 여러 가지 형태를 관찰하고, 혹은 제물의 간장(肝腸)을 조사하고, 혹은 또 성신(星辰)의 위치, 항성의 움직임 유성의 출현 따위로 신들의 신려(神慮)를 풀이하는 것이다. 점술이 특히 융성해진 것은 태양신이 특히 숭앙되었던 시파르에서였다. 샤마쉬와 더불어 여기에서는 그의 아내 아야도 존경받았다. 사람들은 그 신의 부부 말예(末裔)로서 추상적 성질의 두 신성 케투, 즉 정의와 메샤루 즉 권리를 부여했다.

 

(옮겨옴)

출처 : 아촌의 이야기
글쓴이 : 아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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