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어 외경이란 무엇인가?
외경(外經)이란 용어는 정경(正經)에 포함되지 않지만, 한때는 성경과 같은 권위로 읽혀졌던 14권 내지 15권 책들(Non-Canonical)을 일컫는다. 외경을 영어로는 Apocrypha라고 하는데 헬라어 ajpojkruFa(아포크뤼파)에서 온 말이다. 이는 복수 명사로서 숨기다라는 ajpokrijptw(아포크륍토)에서 파생되었으므로 원 뜻은 숨긴 것 또는 감추인 것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아무튼 외경이란 이름이 붙은 것은 그 내용에 있어서 정경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약간은 이교적(異敎的)인 부분들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외경이란 용어를 처음 사용한 사람은 라틴 '벌게이트'역(譯)으로 유명한 '히에로니무스'라고도 하는 제롬 교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롬은 당시에 존재하던 히브리어 성경과 헬라어 70인역(LXX)을 참고하여 구약 성경을 라틴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70인역에는 있으나 히브리어 성경에는 없는 책들을 정경에 포함시키기 어렵다는 의미에서 외경이라고 부른 것이다. 그러나 70인역에 외경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것은 당시에 그 책들이 성경과 같은 권위로 읽혀지고 있었음을 말해준다.
70인역에 포함된 외경은 원래는 히브리어로 기록한 것을 헬라어로 번역한 것이므로 히브리어 외경 또는 구약 외경이라고 한다. 이는 모두 유대인들의 작품으로서 대부분 BC 3-2세기경에 만들어진 것들이다. 외경의 목록도 역사적으로 변천을 하게 마련이어서 항상 일정하지는 않았다. 오늘날 보통 외경이라고 일컫는 책은 15권 정도이다. 그 내용은 토빗, 유딧, 에스더, 솔로몬의 지혜, 시락의 집회서, 바룩, 예레미야의 편지, 수산나, 벨과 용, 아자리아의 기도와 세 젊은이의 노래, 마카비 전후서, 에스드라 전후서, 므낫세의 기도이다.
외경에 포함된 책들을 살펴보면 역사와 설화, 설교, 묵시 문학 등 여러 장르로 되어있음을 알 수 있다. 그 내용도 교훈적, 비유적, 신앙 고백적, 예언적이거나 아니면 역사적 기록 또는 이야기체 등 다양하게 이루어져 있다. 에스드라 전서와 마카비 전후서는 실제 역사를 다룬 것이고, 토빗과 유딧, 그리고 수산나, 벨과 용 등은 역사적 사실이 아닌 허구적인 소설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으며, 또 솔로몬의 지혜서와 시락의 집회서는 교훈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서 설교와 같다고 할 수 있고, 므낫세의 기도는 한 편의 신앙고백적인 시이다. 마지막으로 에스드라 후서는 계시와 예언으로 이루어졌으므로 성격상 묵시문학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외경을 전혀 읽을 가치가 없는 것으로 생각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성경의 저자들인 사도들조차 외경을 읽거나 성경을 기록할 때 외경의 일부 내용을 참고하기까지 하였다는 증거가 있으며, 또 외경이 교회 역사에 많은 영향력을 끼친 것 또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신약 성경과 외경을 대조하여 보면 서로 평행구를 이루는 내용들이 있는데, 이는 신약의 저자들이 외경을 어느 정도 참조하였다는 암시를 주는 것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 교회 역사에서 외경의 영향력을 살펴보면, 기독교 초기에 외경은 정경으로 삼을 수는 없지만 그리스도인들이 읽어서 덕을 세울 수 있다고 하면서 읽기를 권장했던 것 같다. 동방 교회 교부들은 외경에 대해 거부감이 있었으나, 라틴 교회의 서방 교부들은 외경을 전혀 이단시하지 않았다. 그 중에서도 어거스틴 같은 자는 외경의 내용을 아무 거리낌없이 자주 인용하기도 하였다. 서방 교부 중에는 유일하게 제롬이 외경을 정경과 엄격하게 구분해야한다고 단호하게 주장하였지만, 자신의 라틴 벌게이트역에다 일부 외경을 포함하여 번역하였는데,그 결과 제롬의 벌게이트역은 오히려 후대 기독교 역사에 외경의 권위를 높여준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그 결과 카톨릭 교회는 오늘날까지 외경의 내용을 전혀 거부감 없이 사용함으로써 정경에 없는 비성경적인 요소들이 잠재하게 되었던 것이다. 특히 1546년경 이태리의 트렌트에서 열린 공의회에서 외경을 제2 정경으로 선언함으로써 외경은 성경적인 권위를 가지고 통용되어왔던 것이다.
그러나 카톨릭의 이러한 입장에 반하여 16세기 종교 개혁가들은 외경에 대해
한편, 구약 외경말고도 신약에 대한 외경도 AD 2세기 이후에 다량으로 만들어져서 약 70여 개 이상의 복음서와 행전과 서신서 묵시록 등이 존재하여 왔다. 그러나 이것들은 거의가 이교적이고 이단적인 것으로 간주되어져 왔다.
그런데 이들 외경 외에도 위경(僞經)이라고 부르는 또 다른 책들이 더 있었다. 위경은 가짜 성경이라는 뜻으로 헬라어 yeudepinraFaj(퓨슈데피그라파)를 번역한 말이다. 대표적인 위경으로는 에녹서, 모세 승천기, 이사야 승천기, 솔로몬의 시편, 십이족장의 유언 등이 있는데, 이들 역시 외경의 저작 시기인 BC 3-2세기경부터 만들어졌으며, 성경의 일부 내용에다가 상상력을 동원하여 가공(架空)으로 꾸민 이야기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들은 전혀 근거가 없는 내용으로 이루어졌으므로 아무도 믿지 않았지만, 다만 그 당시 유대인들의 사상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전혀 가치 없는 것으로 여길 것까지는 없을 것이다.
'성경 > 외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외경(外經, Apocrypha)과 위경(僞經) 및 기타 문서에 대하여 (0) | 2015.04.02 |
---|---|
[스크랩] 구약 외경 마카베오서 (0) | 2015.04.02 |
[스크랩] 비경전 - 도마행전 (0) | 2015.04.02 |
외경 유딧 (0) | 2015.04.02 |
외경 에녹서 (0) | 2015.04.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