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학습/아프리카어

스와힐리어 - 인사말

그리스도의 군사 2014. 6. 27. 13:35

 

 

스와힐리어 - 인사말

스와힐리어는 탄자니아를 비롯하여 케냐와 우간다 일부지방, 모잠비크 북부지방, 심지어는 잠비아와 콩고킨샤사(구 자이레) 일부지방 등 동부아프리카에서 널리 쓰이는 언어입니다. 영화 라이언킹은 아프리카의 가장 아름다운 공원들 중 하나인 탄자니아의 세렝게티 평원을 배경으로 제작되었는데, 극중에 유명한 스와힐리어 한 마디가 나옵니다. 아빠를 잃고 삼촌에게 쫓겨나 실의와 절망에 빠져 있던 아기 사자 심바에게 멧돼지 품바가 용기와 희망을 심어주는 한 마디, 기억나세요? "하쿠나 마타타!" 이것은 영어로 "No problem!"이란 뜻입니다. 참고로 심바의 뜻은 '사자'라는 것, 이 정도는 상식?

하지만 정작 스와힐리어의 본고장인 탄자니아에서는 "하쿠나 마타타"라는 말을 쓰지 않습니다. 이것은 소위 케냐 스와힐리어죠. 탄자니아에서는 그 대신 "함나 시다!"라고 말합니다. 물론 같은 뜻입니다. 자! 그럼 간단한 스와힐리어 인사말을 배워 볼까요?

하바리 가니? 안녕하세요?
은주리! 네, 좋아요.

'하바리'의 뜻은 '소식'입니다. 그러니까 너의 소식이 어떤 것이냐 하는 인사죠. "What kind of news?" 쯤 되겠지요? 이 인사에 대한 대답은 언제나 "은주리!"입니다. 스와힐리어에서 소식은 언제나 좋은 것 뿐입니다. 늘 Good News군요. 상당히 복음적이네요, 말로만... 한 번은 제가 한 젊은이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그 젊은이의 대답은 "은주리 끼도고"였지요. 여기서 kidogo라는 말은 '조금'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은주리 끼도고"라는 대답은 조금 좋다는 말이 아니라 매우 좋지 않은 일이 있다는 말입니다. 얘기를 듣고 보니 그 젊은이의 아버지가 며칠 전에 돌아가셨더군요. 그 반대로 엄청 좋을 때는 "카비싸"라는 말을 덧붙이면 됩니다. 누군가가 당신에게 "은주리 카비싸!"라고 한다면 그 사람을 따라가서 점심을 얻어먹을 수도 있겠군요.

이 하바리 인사말에는 몇 가지 변형이 있습니다.

하바리 자 아수비히? 아침 인사죠. Good morning?
하바리 자 음차나? 낮 인사입니다. Good afternoon?
하바리 자 지오니? 저녁 인사겠죠? Good evening?
하바리 자 우시쿠? 완전히 캄캄한 밤이 되었을 때의 인사입니다.
하바리 자 늄바니? 집에 별 일 없으세요?
하바리 자 와토토? 아이들은 잘 있나요?
하바리 자 카지? 일은 잘 돼요? 등등...

탄자니아 사람들은 길에서 마주쳤을 때도 너댓가지의 인사말을 주고 받습니다. "하바리 자 늄바니?" "하바리 자 와토토?" 정도는 기본이구요. 어쨌든 이 "하바리"로 시작되는 인사말에는 언제나 "은주리"로 대답한다는 것 잊지 마세요.

하바리 말고 또 흔히 쓰이는 인사말을 알아볼까요?

후잠보? 안녕? 별일 없어?
시잠보! 그래, 괜찮아!

여기서 '후'는 너(you)의 부정형 주격 대명사입니다. '시'는 나(I)의 부정형 주격 대명사죠. '잠보'는 일, 사건의 뜻으로 이 인사말에서는 부정적인 의미, 그러니까 무슨 좋지 않은 문제의 뜻으로 쓰입니다. 그러니까 "너 별일 없어?" 하고 묻고, "나 별일 없어!"라고 대답하는 것입니다. 케냐 스와힐리어에서는 '후'와 '시'를 생략해 버리고, 그냥 "잠보?" 대답도 "잠보!" 이렇게 말합니다. 그래서 케냐 스와힐리어를 Broken Swahili라고 하지요

'하바리'나 '잠보' 인사는 누구에게나 쓸 수 있고, 특히 '후잠보' 인사말은 아주 격의가 없거나 아랫사람에게 편하게 쓰는 인사인데, 아주 친한 친구 사이에서는 이런 인사도 쓰입니다.

맘보? 어때?
싸피! 좋아!

맘보는 잠보의 복수형입니다. 기본적으로 후잠보와 같은 의미이지요. 하지만 어감은 약간 다릅니다. 이에 대한 대답은 싸피인데, 이 단어는 깨끗하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맘보에 대한 대답으로는 시잠보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아주 윗사람에게는 뭐라고 극존칭의 인사를 해야 할까요?

시카모오? 안녕하십니까?
마라하바! 어허, 그래, 좋아.

원래 '시카모오'라는 말은 아랍어에서 온 말로서 "당신의 발에 입맞추겠습니다. 허락해 주십시오"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어쨌든 선생님이나 목사님, 나이 많으신 분들에게는 "후잠보?" 해서는 안되고 "시카모오?" 해야 되겠죠? 그런데 탄자니아에서는 이상한 풍습이 있습니다. 어린 아이들이 어른에게 '시카모오' 인사를 할 때는 아이가 어른의 머리에 손을 얹고 인사를 합니다. 그러면 어른은 허리를 굽혀 머리를 들이밀며 '마라하바'라고 인사를 받는답니다. 재미있죠? 그렇다고 당신이 어르신의 머리에 손을 얹으려고 해서는 안됩니다. 어린 아이들은 마음이 착하기 때문에 참된 축복을 해 줄 수 있다는 뜻에서 시행되는 풍습이거든요.

 

옮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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